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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튀르키예(24.01.26~24.02.22)

이스탄불 6일차 - PTT로 택배 보내기, 테오도시우스 성벽(Theodosius walls)

24/01/31 수

 

나는 오늘 택배를 발송해야 한다. 이스탄불에서의 7박 8일 체류 이후, 셀축, 데니즐리, 페티예에서 각각 3박, 1박, 3박씩 단기 체류를 할 예정이고 그 이후 안탈리아에서 9박 10일을 지낼 예정이다. 대용량의 짐이 담긴 캐리어를 모든 도시에 질질끌고 다니는 것은 불필요한 수고인것 같아 이스탄불을 떠나기 전 미리 다음 장기체류지인 안탈리아로 캐리어를 택배 보내놓고, 중간의 세 단기 체류 도시들은 배낭을 메고 다니려고 한다. 이미 안탈리아의 에어비앤비 집주인에게 양해를 구해놓은 상황.

 

택배말고는 별다른 스케줄이 없었기 때문에 느지막히 나와서 PTT(튀르키예 우체국) 사무소로 캐리어를 끌고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우체국 이 잠기고 점심시간 시작ㅋㅋ. 교대로 하는게 아니라 그냥 닫아버리네... 결국 양해를 구하여 짐을 사무소 안에 보관시켜 놓고 우리도 점심밥을 먹기로 한다.

 

 

숙소 근처에 있는 동네 식당을 갔는데, 와 진짜 맛있다. 위는 닭고기 chop, 아래는 양고기 chop인데 둘 다 부드럽기 그지없었다. 양고기를 잘하면 이렇게 부드럽다는 것을 깨닫고 구글 평점을 봤는데 역시나 4.9점의 훌륭한 가게. 근처에 계신다면 꼭 한번 가보시길. 부부가 운영하는 가게인데, 가성비도 좋다.

 

 

Denizler Kasap&Mangal · Bülbül, Turan Cd. No:49/A, 34435 Beyoğlu/İstanbul, 튀르키예

★★★★★ · 음식점

www.google.co.kr

 

야무지게 점심밥을 먹고 다시 PTT 사무실로 향했다.

 

다행히 사무실 직원들과는 더듬더듬 어느정도 소통이 가능했고, 업무처리 퀄리티가 극혐이라는 후기와는 다르게 척척 진행이 되는 느낌이였다. 안탈리아 숙소 주인에게서 주소, 이름 등등 기본적인 정보를 이미 받아놨기 때문에 대부분 수월하게 진행됐다. 다만 안탈리아 숙소 주인이 성(last name)없이 이름만 가르쳐 준 상황이라 다시 질문 보내고 하며 잠깐 버벅대긴 했으나, 외국에서 외국어로 처음 택배 보낸것 치고는 스무스하게 성공했다. PTT에서 나에게(튀르키예를 여행중인 외국인에게) 물어본 정보는 대략 다음과 같다.

 

받는 사람 주소, 이름(성 포함), 전화번호, 보내는 사람 이름, 터키 전화번호(나는 없다고 했다), 현 거주지, 한국 전화번호. 

 

대략 15킬로그램의 28인치 캐리어를 이스탄불에서 안탈리아로 보내는데 320리라(약 14,000원)가 소모됐다. 그다지 비싸지 않은데? 심지어 최소 4~5일은 걸릴 줄 알았던 택배가 3일만에 도착했다고 전달받았다. 터키 우체국,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다.

 

우리는 오늘 택배를 보낸 후에는 여유롭게 지내기 위해 스케줄을 테오도시우스 성벽 방문 말고는 잡아두지 않았다. 그래서 파트너의 의견에 따라 성벽으로 가는 길에 맛있는 카이막집을 방문하기로 했다. 여기는 한국인에게 유명한 카이막 집인 듯 하다.

 

카이막과 쌀 푸딩. 쌀 푸딩은 누룽지맛 푸딩이라 뭔가 좀 거북했다.

 

사장님이 한국어로 카이막 최고~하면서 한국인들을 호객했다. 여행객들을 상대하는 것에 특화된 가게다? 예상대로 카드결제는 안해주고 현금만 받는 가게였다. 그래도 카이막은 맛있었고, 가격도 바가지가 아니였기 때문에 한번 방문해 보는 것은 괜찮은 것 같다. 나가는 길에 사장님이 구글 맵 리뷰를 달아달라고 했다. 여기 뿐 아니라 이스탄불 식당들은 하나같이 리뷰요청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카이막을 먹고 난 후 버스를 타고 테오도시우스 성벽(Theodosius walls)으로 이동한다. 테오도시우스 성벽은 이스탄불의 구시가지인 파티흐 지역을 둘러싸는 성벽인데, 과거 이곳이 콘스탄티노플이였던 당시 오스만으로부터 비잔틴을 우주방어하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무너지지않는 테오도시우스의 3중 성벽과 그걸 무너뜨리려는 대량의 오스만군, 금각만의 쇠사슬과 배를 산으로 옮긴 스토리, 아야소피아에서의 마지막 예배와 개기월식 등 콘스탄티노플 공방전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이야기이고 그 역사의 중심에 있었던 것이 바로 이 성벽이다.

 

구글맵에 검색했을 때 찍히는 포인트로 우선 이동을 했으나 3중 성벽같이 대단한게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성벽의 일부가 남아 큰 길을 따라 길게 이어져있었고, 중간중간에 아치형 문도 뚫려 있었다. 아마 보존이 비교적 잘 돼있는 몇몇 포인트를 제외하고는 최소한의 유지보수만 되고있는 듯 하다. 하긴 이 넓은 성벽을 전부 복원시킬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도 이 넓은 성벽 터 중에 특정 스팟을 찾기 보다는 벽을 따라 산책하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하고, 비교적 보존이 잘 돼 있다는 소문이 있는 Topkapı - Ulubatlı역 까지 천천히 걸어갔다.

 

 

그 대단한 이스탄불 구시가지를 둘러싼 성벽이다. 개쩌는 3중성벽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도시 테두리를 따라 길게 분포한 성벽을 따라 조성된 공원을 산책할 수 있었다. 한양도성 순성길을 따라서 걷는 것과 비슷한걸까? 걷다보면 강아지, 고양이도 많고, 산책하는 동네 사람들도 많다. 하이라이트 구간에 대규모 공원이나 박물관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길에 케밥 사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