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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튀르키예(24.01.26~24.02.22)

이스탄불 5일차 - 누스렛 스테이크 하우스(Nusr-Et Steakhouse), 베벡(Bebek), 루멜리 히사르(Rumelihisarı), 그랜드 바자르(Kapalı Çarşı), 모스크 야경

24/01/30 화

 

 

날씨가 좋다. 오늘은 맛있는 점심밥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바로 솔트배 아저씨의 누스렛 스테이크 하우스(Nusr-Et Steakhouse)
!  이스탄불에 그 유명한 식당이 본점이 있다. 솔트배 아저씨가 워낙 관종으로 욕도 많이 먹고, 분점들이 퀄리티 대비 심하게 높은 가격으로 망하고 있지만... 그래도 본점은 괜찮지 않을까?

 

누스렛 본점은 베식타쉬(Beşiktaş)의 에틸레르(Etiler)라는 동네에 있다. 꽤 부촌인걸로 알고있다.

 

ㄷㄷㄷㄷ
한국식 돼지고기집이 떠오르는 이유가 뭘까...

 

예약을 하고 방문했는데 막상 가니까 텅텅 비어있다. 평일 점심이라 그런가? 직원들이 친절하고 그런 느낌은 없었다. 오히려 일하기 싫어하는 티가 팍팍 나는... 이것도 평일 점심이라서...?

 

 

우리가 주문한 것은 토마호크 스테이크 1, 샐러드 1, 터키쉬 와인 2잔. 이렇게 도합 14만원 정도 나왔다. 1인1메뉴 하면 인당 10만원씩 나온다는 걸 알고갔음에도 너무 비싼것 같아서 우리가 좀 적게 시키긴 했다. 먹고나니 예상대로 모자라긴 했지만 하나 더 시켰으면 많았을 것 같기도 하다. 양은 그렇다 치고 맛은 솔직히 맛있었다. 소고기가 육즙을 가득 머금고있었고, 적당히 미디엄 레어로 잘 구워진 고기가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갔다. 먹고나서도 계속 생각나는 맛. 이스탄불 본점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했을 때 이 가격주고도 한번은 먹어볼만한 것 같다. 하지만 나는 파트너님의 은총으로 공짜로 먹었다. 잘먹었습니다...ㅎㅎ

 

스테이크를 나름대로 만족스럽게 즐긴 후 베벡(Bebek)의 해안가로 이동했다. 누스렛에서 걸어서 20분정도 가면 나타나는데, 보스포러스 해협과 건너편의 아시아 대륙쪽 마을을 볼 수 있다. 이 곳에는 스타벅스 베벡점이 있는데 경치가 정말 좋기로 유명해서 세계 3대 스벅 매장중 하나라는 썰이 있다. 물론 세계 3대 어쩌고가 다 찌라시겠지만 그만큼 뷰가 좋다는거겠지.

 

스벅 가는 길
스벅 가는 길

 

스벅의 사이즈는 생각보다 작지만, 경치는 소문대로 정말 좋다. 이 근처 살면 맨날 노트북 들고와서 작업하고 갈텐데. 구로구에 뷰 좋은 스타벅스 없나? 동네사람, 관광객 할 거 없이 다들 경치를 감상하고 간다.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을만큼 탁 트인 뷰가 일품이다. 멀리서 펄럭이는 튀르키예 국기도 훌륭한 데코레이션이다. 프라하성 스타벅스의 도시 조망뷰도 좋았는데, 이 곳의 바다뷰는 또 다른 느낌으로 좋다.

 

경치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슬슬 이동하기로 했다.

 

 

여기 해안가는 바람이 매우 거세서 새들이 앞으로 못나가고 제자리에서 호버링하는 기이한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베벡 스타벅스에서 북쪽으로 15~20분정도 가면 루멜리 히사르(Rumelihisarı)라는 요새 유적이 있다. 오스만과 비잔틴의 영혼의 맞다이 당시 오스만의 술탄 메흐메트 2세가 콘스탄티노플의 북쪽 해상 보급로를 막기위해 아시아 방향의 아나돌루 히사르(Anadolu Hisarı)와 쌍으로 건설한 유적이다. 듣기로는 수많은 인력을 동원해 139일만에 초스피스 완성한 요새라던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아름다운 건축물이라고 한다. 맞바람을 맞으며 겨우 도착한 성채. 아주 유려한 성곽이 보인다. 

 

 

길은 짧지만 구조가 단조롭게 반복되지는 않아서 걷다보면 각도에 따라 눈에 들어오는 성채의 모습이 계속해서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산책하는 맛이 있는 곳이다. 물론 외부를 내려다 보는 조망 뷰는 말할 것도 없다. 130리라(약 5,600원)라는 적은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정말 만족스러운 곳이다. 바가지 투성이 이스탄불에서 모처럼 가성비 좋은 유적지를 만났는데, 뮤지엄패스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좋아해야할까 싫어해야할까? 뮤지엄패스는 늘 나를 고찰하게 만든다.

 

이스탄불 북쪽에서의 스케줄은 여기서 종료하기로 하고 우리는 구시가지의 그랜드 바자르(Kapalı Çarşı)에서 기념품을 사기로 한다. 이스탄불에서 가장 오래됐고, 또한 가장 큰 전통시장인데, 또 한번의 호객과 흥정 전쟁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신 바짝 차리고 원하는 것을 만족스런 가격에 살 때 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참고로 사려는 것은 고작 마그넷과 찻잔 한개다.

 

 

그랜드 바자르는 엊그저께 들렀던 이집션 바자르와는 비교가 안되게 큰 시장이였다. 기념품, 과자, 티, 카펫, 골동품, 의류, 명품(짭인듯) 등 많은 종류의 물품을 취급하고 있다. 특히 튀르키예 명물인 카펫을 파는 곳이 꽤 많다. 호객도 몇번 당하다 보니 거절하는 노하우가 생기고, 흥정을 몇번 하다보니 시작부터 반값으로 깎아버리는 것에 점차 능숙해져갔다. 시세를 점점 파악할 수 있게 됐고, 이것도 나름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결국 내가 구입한 곳은 흥정을 하지 않는 가게. 바가지나 네고없이 그냥 정가에 파는 할아버지의 가게였는데, 50리라를 슬쩍 깎아봤더니 '지금도 싸잖아요...' 이러길래 '그건 그래요'하고 그냥 샀다. 역시 이런데가 제일 편하다. 마그넷 하나+찻잔+코스터까지 만원에 구입 성공! 파트너도 비슷한 과정을 통해 티스푼 하나 구입했다. 우리같은 관광객만 있으면 전통시장은 다 위험에 처할 것이다.

 

생각보다 스무스하게 기념품 구매를 완료한 우리. 오늘 저녁은 좀 특이하지만 유명한 음식인 고등어 케밥을 먹기로 했다. 이름만 들어도 맛을 알 것 같으면서도 과연 상상과 현실이 일치하는지 궁금하게 만드는 음식이다. 저녁때까지 아직 시간이 좀 남아서 갈라타 다리를 건너 이스탄불의 홍대거리라는 카라쾨이(Karaköy)로 이동한 후에 먹기로 한다. 가는 길에 예니 모스크(Yeni Cami)라는 작고 이쁜 모스크도 있어서 한번 들러봤다.

 

비교적 작은 모스크지만 막상 보면 거대하다
도착한 카라쾨이. 홍대는 아니고 좀 팬시한 먹자골목인 듯.
고등어케밥. 고등어한마리가 통으로 들어있어서 생각보다 실하고 맛있다.
미드예 돌마. 홍합밥인데, 차가워서 맛 없다. 뜨겁게 데운 음식이면 맛있을 텐데.

 

저녁밥을 먹으면서 해가 지기만을 기다렸다. 오늘의 마지막 스케줄은 구시가지로 돌아가 두 모스크의 야경을 보는 것. 쉴레이마니예 모스크의 야경이 매우 아름다웠던 것처럼 아야소피아와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도 이쁠 것 이라는 기대를 갖고 트램에서 하차한 후 조명이 켜진 쉴레이마니예 모스크로 이동했다. 기대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위용

 

마치 디즈니의 성과 같이 환상적인 분위기이다. 밤에 여기를 방문해서 모스크를 한바퀴 빙 돌아보시길 꼭 추천드린다. 광장 가운데에 분수대가 있는데 내가 갔을때는 작동하지 않았지만, 작동하게 되면 모스크와 어우러져 훨씬 더 이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같은 모스크를 한참동안 쳐다봤다. 피곤해 죽겠는데도 해질때까지 버텼던 보람이 충분히 있다.

 

아야소피아도 가봤는데 조명받아서 이쁘긴 하지만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가 너무 압도적으로 이쁘다

 

아야소피아가 이스탄불의 모스크 중에서 제일 유명하긴 하지만 여러가지 면에서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랑 쉴레이마니예 모스크가 이스탄불 투 탑 모스크인것 같다. 물론 그냥 구경꾼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