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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튀르키예(24.01.26~24.02.22)

이스탄불 1일차 - 도착

24/01/26 금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출발한 뒤로 거의 18시간동안 비행 후 경유 후 또 다시 비행하여 도착한 머나먼 나라 튀르키예의 최대도시. 지난 2달간 머물렀던 밴쿠버와는 거의 모든면에서 정반대인 곳. 도시 역사, 음식, 날씨, 주변 자연환경, 도시의 색감, 물가, 사람들의 성격과 눈빛, 도시의 분위기... 어느것 하나 비슷한 것이 없는 두 도시, 혹은 두 나라 사이를 이동하는 것은 굉장히 재밌는 경험이다. 튀르키예에 적응한다는 것은 과연 또 어떤것일지 기대가 된다.

 

도착은 26일 금요일 오후지만 출발은 하루전인 밴쿠버에서 25일 점심 때였다. 밴쿠버 공항에서 루프트한자(Lufthansa)사의 비행기에 탑승했다. 예약 자체는 에어캐나다로 했는데, 아무래도 다른 항공사로 연결된듯 하다. 이런 경우도 있나보다.

 

여행일정
밴쿠버 -> 프랑크프루트 9시간 비행
프랑크프루트 공항에서 4시간 반 경유
프랑크프루트 -> 이스탄불 3시간 비행.

 

 

내가 탄 기종은 3-3-3 좌석 구조. 크지도 작지도 않은 크기였다. 복도쪽 자리로 선택을 했는데, 바로 옆자리 아저씨가 덩치가 좀 컸다. 그냥 정자세로 앉아있음에도 심하게 불편했기 때문에 비벼대고 밀어대며 숨통을 트려고 시도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이 나와바리 전쟁은 팔걸이의 팔꿈치 부분은 내가, 전완근과 손은 아저씨가 올려놓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다만 내 자리는 usb 충전기가 작동을 하지 않았다. 또한 모니터의 비행기의 현재위치나 비행지도 등을 알 수 있는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 날다보면 이거 보는것도 재미인데 아쉬웠다. 기내식은 9시간의 첫번째 비행에서만 나왔다. 총 2번이 나왔는데, 한번은 닭고기 덮밥(한식느낌은 아니였음) 또 한번은 조식 느낌의 에그스크램블이 나왔고 둘 다 맛은 무난했다. 하지만 에미레이트 항공만큼 맛있지도, 구성이 다양하지도 않았다.

 

프랑크프루트 공항에 아침 8시쯤 도착했다. 지난 비행에서 거의 자지 못해서 이 때 이미 좀비상태다. 좀 자려고 벤치에 누웠으나 결국 잠은 들지 못하고 3시간정도 눈만 감고 있다가 다시 일어났다. 어쩔수 없이 커피를 수혈하고 이스탄불행 비행기에 탑승. 여기서부터는 진짜 튀르키예인 느낌이 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눈빛과 인상이 강렬하고 얼굴에 수염이 많은 중동 마초 스타일의 남자들이 많았다. 히잡 쓴 여자들도 간간히 보인다. 3시간 후,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했다.

 

이스탄불 공항(IST)

 

사진으로는 다 나타낼 수 없을 만큼 공항이 우와 진짜 크다. 비행기에서 내린 후 수하물 찾으러 가는 것 조차도 꽤 먼길을 가야 한다. 과연 이 곳은 유럽 최고, 최대의 공항을 뽑을때 항상 탑티어에 꼽히는 곳이라고 한다. 공항 와이파이를 쓰려면 키오스크에서 여권번호 입력하고 패스워드를 받아서 1시간 이용권할 권리를 얻어야 한다. 드러워서 안쓴다.

 

수하물을 찾고 공항 메인 로비로 나가면 Havaist(공항 버스)라고 써있는 노란색 엘리베이터 근처에 ATM이 몰려있는 곳이 있다. 현금 인출이 필요하신 분들은 여기서 출금하면 되는데, Ziraat, HalkBank 두개가 출금 수수료가 없으니 애용할 것. 출금을 마치고 Havaist 표시를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시면 된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이스탄불 내의 여러 장소로 이동하는 버스들이 포트마다 준비 돼 있다. 여러 블로그에서 수집한 정보대로라면 예전에는 현금만 가능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기사님이 리더기를 들고 다니기 때문에 카드결제도 가능하다. 나는 탁심광장으로 가기 위해 17번 포트에서 버스를 탔고 170리라(약 7~8천원)의 요금을 냈다.

 

탁심 광장까지 1시간 정도 이동하여 잠깐 길을 헤맨 후 무사히 에어비앤비 숙소로 이동했다. 참고로 탁심광장 근처는 이스탄불의 여러 스팟으로 이동하기가 편하고, 신시가지 핫플레이스와 가까워서 숙소로 잡기 좋은 동네지만 경사가 빡세고 인도가 열악하며 도로가 온통 돌 투성이라는 단점도 있다. 캐리어 끌고오신 분들은 조심하시길...

 

이스탄불의 첫인상은? 생각보다 깔끔하다. 오히려 아테네보다 깨끗하다. 그래도 튀르키예보다는 더 유럽의 느낌이 나는 그리스가 깨끗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완전히 반대였다. 하지만 아테네 못지않게 소란스러운 분위기이다. 사람이 많고 차도 많다. 도로나 주차된 택시들, 가게들이 정리가 안된 채 정신없이 배치돼 있고, 사방에서 맛있는 고기냄새가 풍긴다. 도로는 좁고 사람들이 낑겨서 지나다니며 횡단보도 신호는 있으나 마나다. 음식점이나 기념품 가게에서는 헤이! 하우아유!하면서 호객행위를 정신없이 해댄다.

 

밴쿠버와는 너무 달라서 얼떨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