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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밴쿠버(23.11.30~24.01.25)

휘슬러(Whistler) 스키여행 1일차

24/01/06 토

 

가기전에 정말정말 고민 많이 했다. 왜냐하면 휘슬러에서 스키타는건 정말정말 비싸기 때문...

 

리프트권만 27만원이 넘는다. 장비 및 의류 등등 대여하는데 또 최소 10만원. 게다가 리프트가 아침 8시 반부터 오후 3시까지만 운영하기 때문에 뽕을 뽑으려면 새벽에 4시에 일어나서 출발하던가, 1박을 해야한다. 1박하는데 호텔 가격도 장난이 없다. 내가 찾아봤을 땐 특히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캡슐호텔이 20만원... 버스 왕복에 대략 5만원 정도. 여기까지만 계산해봐도 1박 여행에 60만원이 최소 예산으로 잡힌다. 지난주에 다녀왔던 록키 투어 3박4일 여행이 100만원이 채 안든것을 생각하면 너무너무 비싸다.

 

하지만 나는 갔다...! 와우... 유튜브로 휘슬러 리조트에서 스키 타는것을 몇 번 보고 나는 여기서 꼭 스키를 타야할 것 같았다. 심지어 스키를 타본적도 없다ㅋㅋ 캐나다를 상징하는 광대한 하얀 산맥 속에서 끝도없는 길을 꼭 가로질러보고 싶었다. 캐나다까지 왔는데 휘슬러에서 스키를 타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할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가격이 비싸다 보니 휘슬러에 방문하더라도 스키는 포기하는 유학생들도 많은 것 같은데 그래도 나는 여유있게 돈좀 모아놔서 다행이다... 주식도 좀 올랐곻ㅎ(작성일 기준 다시 떨어짐ㅜ)

 

밴쿠버에서 휘슬러로 가기 위해서는 일단은 버스를 예약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티머니앱 하나에서 운수업체 상관없이 다 같은 가격으로 예약한다. 고객이 골라야 할 것은 기껏해서 일반/우등버스 정도? 하지만 캐나다를 비롯한 어지간한 서양국가들은 이런 통합된 플랫폼이 아니라 버스 회사별로 가격 비교 후 각 회사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해야 한다. 밴쿠버 - 휘슬러 이동에 사용할만한 버스회사는 크게 스카이링스(Skylynx), 에픽라이드(Epic Ride) 이렇게 두개가 있는 듯 하다. 나는 가격비교 후 조금더 저렴한 스카이링스로 예약.

 

 

오전 10시 반에 출발해서 도착까지는 딱 2시간 정도 걸렸다. 밴쿠버에서 스쿼미시까지 가는 길에 브리타니아 비치를 바라보는 뷰가 아름답다고 버스 왼편에 앉으라는 조언을 어떤 블로그에서 봤으나 까먹고 오른쪽에 앉았다. 돌아오는 길에는 제대로 앉아야지...ㅠ. 눈 깜짝할 사이에 휘슬러에 도착했다. 이 곳은 밴쿠버와는 다르게 눈으로 덮힌 겨울 왕국이였다. 휘슬러의 중심지 휘슬러 빌리지(Whistler Village)를 한 바퀴 돌아본다.

 

휘슬러 입구에 있는 이눅슈크(Inukshuk)

 

마을이 꽤 이쁘다. 동화 속 겨울나라를 모티브로 한 테마파크 같다. 록키 투어중에 들른 밴프보다도 더 이쁘다. 오밀조밀 아기자기하게 몰려있는 느낌이랄까?

 

추운날씨에 일식집에서 뜨끈하게 라멘 한 그릇 먹고(많이 뜨끈하진 않았다), 커피한잔 하면서 돌아다니다보니 체크인 시간이 됐다. 다른 호텔은 정말 개념없이 비싸서 그나마 저렴한 캡슐호텔을(20만원ㅂㄷㅂㄷ) 잡았는데, 시설이 깔끔하고 좋기는 하다.

 

 

복층구조인데 아래층에 아저씨랑 간단히 하우아유를 주고받는다. 입실한 김에 1시간 정도 쉬다가 다시 나왔다. 저녁밥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다시 휘슬러 빌리지로 나와서 식료품점으로 이동했다. 한가지는 오늘 저녁 식사를 사기 위해, 또 한가지는 스키 타는 중간에 먹을 점심밥을 사기 위해. 스키장에서 사먹으면 줄도 길고 가격도 매우 비쌀것으로(맛도 없겠지) 예상되기 때문에 곤돌라에서 빵이랑 에너지바로 대충 떼울 예정이다. 마켓을 슥 둘러보면서 내일 점심밥은 샀는데, 오늘 저녁밥은 끌리는게 없어서 결국 아무것도 못 샀다. 그냥 호텔 식당에서 파는거 먹어야지. 돌아가는 길에는 이미 해가 져있어서 또 동네 한바퀴 돌아봤다.

 

 

휘슬러는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 당시 스키, 봅슬레이 등 여러 경기가 열렸던 올림픽 마을이다. 그래서 올림픽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몇 군데 있다.

 

 

개인적으로 낮보다 밤이 더 이쁜것 같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식당으로 가서 메뉴를 봤다. 피자랑 샌드위치가 있었다. 피자는 너무 많을 것 같아서 샌드위치를 초이스.

 

 

여행자들의 숙소답게 생기 넘치면서도 너무 씨끄럽지 않을만큼 차분한 분위기가 좋았다. 술마시는 사람, 보드게임 하는 사람, 랩탑으로 업무를 보는 사람 등등 다들 각자 저녁을 보내고 있었다. 그 속에서 샌드위치를 우걱우걱 먹는 나. 사실 나는 샌드위치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 김찌먹고 싶다. 아무튼 천천히 먹고 방으로 올라와 씻고 휴식을 취했다. 유튜브로 이런저런것을 보면서 아까 슈퍼마켓에서 사온 방울토마토를 먹다보니 고시원에 있는 것만 같다. 좀 쉬다가 일찍 잠에 들었다. 감기약 기운이 슬슬 올라왔기 때문. 사실 나는 감기환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