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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밴쿠버(23.11.30~24.01.25)

옐로나이프(Yellowknife) 오로라 투어 1일차

24/01/14 일

 

아침 9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기위해 새벽부터 일어나 밴쿠버 공항으로 이동한다. 밴쿠버에서 옐로나이프로 직항 비행기편이 있긴 하지만 좀더 저렴하게 애드먼턴에서 1회 경유하는 것으로 예매했다. 거의 북극권 근처까지 윗쪽으로 올라가는 것도 처음인데다가 캐나다의 내륙 한 가운데 오지로 떠나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그 곳이 지금 영하 40도라는 사실에 긴장되기도 한다.

 

착륙중

 

원래 오후 4시쯤에는 옐로나이프 공항에 도착해야 하는데, 연착으로 인해 6시가 다 돼서 도착했다. 요 며칠새 한파로 인해 항공기 지연은 물론 취소되는 케이스도 속출하는 와중에 고작 한두시간 연착으로 끝난건 다행일까... 실제로 나보다 하루 빨리 옐로나이프로 출발하기로 한 지인은 급작스런 항공편 취소로 인해 이틀치 투어&호텔 비용을 허공에 날렸다고 한다. 캐나다같은 나라에서 날씨 좀 춥다고 이 정도까지 문제가 생기는 것도 이상하고, 이걸 투어 고객이 다 뒤집어 써야하는 것도 이상하다...

 

어쨋든 나는 무사히 옐로나이프 공항에 도착했다.

 

북극곰은 다른 곰들과는 달리 사람을 먹기위해 사냥한다고 한다

 

가이드를 공항에서 만나 호텔로 이동한다. 현재 온도가 거의 -40도이지만 롱패딩입고 잠깐 밖에 나가는 것 정도는 괜찮았다. 물론 예상보다는 괜찮았다는 얘기고 1분이상 밖에 나가있으면 생명의 위협이 느껴질 것 같다. 잠깐 나간것 만으로 뼈속이 싸늘한 느낌이 들정도로... 호텔앞에 대기중인 픽업 셔틀을 타고 호텔 샤토 노바로 이동 후 체크인 한다.

 

투어는 캐나다에 있는 큰 한인 여행사를 통해 3박4일짜리 상품을 예약했다. 이 한인 여행사는 로컬 투어 에이전트와의 다리를 놓아주는 업체였고, 실제 투어는 이 로컬 여행사의 가이드와 진행했다. 다음에 또 간다면 이 로컬 여행사와 직통으로 연락할 것이다. 정말 다리 놔준것 말고는 해준게 없어서... 심지어 문의사항도 로컬 여행사와 직통 전화로 해결함. 중학교 수준 영어구사가 가능하다면 직접 하시길!

 

호텔에 체크인을 한 후에 호텔 레스토랑으로 갔다. 자리에 앉아 비프 치즈버거+흑맥주 한잔을 주문했다. 도대체 적응이 안되는 가격 32달러... 하지만 맛은 좋았다. 비싼 버거가 아까워서 일부러 느리게 먹고 방으로 돌아와 잠깐 운동한 후에 씻고, 집합시간에 맞춰 로비로 내려왔다.

 

오로라 투어는 매일 밤 정해진 시간에 모두 모여서 도시에서 수십킬로미터 떨어진 관측 포인트로 이동하여 진행한다. 도시의 불빛이 하늘 관측을 방해하지 않아야 하고, 주변 수백킬로미터 내에 산맥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로비에서 나를 데리러 온 가이드를 또 만나 셔틀버스를 타고 옐로나이프에서 40분 정도 이동후에 11시 쯤 관측 스팟에 도착했다. 총 40~50명정도의 인원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 관측 스팟에는 오두막이 있고, 그곳에는 몸을 데울 수 있는 난로와 물, 차, 커피, 쿠키 등이 있다. 나가서 오로라를 구경하다가 추우면 들어와서 쉬면 되는 것이다.

 

경이로운 현재 온도
ㅋㅋㅋㅋㅋ

 

아무튼 따뜻한 물 한잔 하고 밖에 나가 하늘을 올려다 본다. 오늘 날씨가 맑아서 그런가 곧 바로 오로라가 보이기 시작했다.

 

 

실제로 오로라를 보면 사진처럼 초록색으로 보이지는 않고, 희끄무리한 구름이나 안개처럼 보인다. 카메라 야간촬영으로 노출을 길게 찍어야 저렇게 초록색으로 보이는데, 태양풍이 지구 자기장에서 산소와 반응할때 초록색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기껏 북유럽이나 캐나다까지가서 며칠씩 머물면서도 한번도 관측못하고 돌아가는 사람도 많다고하던데, 오자마자 본건 정말 행운인 것 같다. 오... 내가 실제로 이걸 보다니... 

 

꽤 오랫동안 오로라를 감상한 후 투어인원들이 지쳤는지 오두막으로 들어가서 차마시면서 골골대기 시작했다. 나도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뭔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밖으로 다시 나왔다. 따뜻한 물 한잔 들고 하늘의 별들과 소소한 오로라를 멍하니 구경하던 와중에 갑자기 오로라가 요동치더니 커튼처럼 펄럭이기 시작했다.

 

 

밝고 짙은 오로라가 하늘을 가득 채우더니 커튼처럼 펄럭인다. 와 이게 오로라 댄싱이구나... 마치 우주공간에 떠서 경이로운 천체현상을 바라보는 것 같다. 맨 손이 얼어터질것 같은데도 사진찍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 하루만에 오로라를 본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방금전까지 생각했는데 끝판왕을 보고있다니... 앞으로 남은 3일간은 마음 편하게 보내도 되겠읍니다. 3박짜리로 예약했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2박만 할껄...ㅋㅋ 한번만에 너무 훌륭한걸 봐버린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멋진 오로라를 한참 구경하고, 어느덧 새벽2시. 복귀할 시간이 되어 버스를 타고 왔던길을 되돌아가 호텔에 도착, 편한 옷으로 갈아입으니 3시. 바로 칼같이 잠들었다. 새벽부터 움직여서 그런지 피곤해 죽겠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