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밴쿠버(23.11.30~24.01.25)

휘슬러(Whistler) 스키여행 2일차

24/01/07 일

 

아침 7시에 바로 조식을 먹고, 렌탈샵을 찍고 스키장으로 최대한 빨리 가야한다. 그래서 아침 6시에 기상했다. 다시 잠들어서 6시 반에 일어났지만 괜찮다. 씻고 조식을 먹는다.

 

다행히 이 조식은 호텔비에 포함이였다.

 

아침밥 치고는 양이 많아서 배터지게 우겨넣고 출동. 렌탈샵에서 스키, 스키폴, 스키 부츠, 스키복 상하의, 헬멧을 대략 10만원에 렌트, 스키장갑을 세금포함 4만원에 구매(ㅜㅜ) 후 출발한다. 스키 부츠신고 맨땅을 걷는게 어색하다. 휘슬러 빌리지 곤돌라 건물 맞은편 건물 지하에 락커가 있다. 20달러이니까 잘 고민 해본 후에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뭐든 비싸다 여기는. 이 때는 생각을 못했는데 묵었던 호텔 가서 짐 좀 맡아달라고 부탁하면 해 줄것 같다.

 

휘슬러 스키장은 정확하게 말하면 휘슬러-블랙콤(Whistler - Blackcomb) 리조트이다.

 

 

휘슬러 산에도 리조트가 있고, 바로 옆에 블랙콤 산에도 리조트가 있는데, 이 두 리조트가 합쳐져 휘슬러-블랙콤 리조트가 되었다. 또한 두 산의 정상을 잇는 peak2peak 곤돌라는 산 사이에서 내려다 보는 뷰가 아름다워 휘슬러 관광의 메인 액티비티로 유명하다. 스키장 리프트권을 구입하면 이 곤돌라는 포함 돼 있으며 peak2peak곤돌라 이용 티켓만 구입할 수도 있다. 이 스키장은 그 규모가 전 세계 3손가락에 꼽히는 곳으로, 곤돌라 타고 올라가는데만 20분정도 걸리고, 내려오는데에는 최소 40분이 걸리는, 해발고도 1600미터를 끝없이 내려오는 대단한 스키장이다. 정상은 해발고도 2200미터로 한라산보다도 훨씬 높다.

 

ㅋㅋㅋ

 

ㅋㅋㅋ 도착했다. 바로 시작해 볼까? 휘슬러 빌리지 곤돌라를 타고 정상으로 20분동안 올라간다. 곤돌라는 6~8인승이라 세계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과의 어색한 모먼트를 견뎌야 한다. 해발고도가 급격하게 바뀌기 때문에 창 밖만 봐도 충분히 재밌다. 곧 출발점인 휘슬러 산 정상에 도착해서 사진 몇 방 찍어준 뒤에 스키를 타기 시작한다.

 

곤돌라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올림픽 로고

시작점. 그린 코스가 많아서 마음이 편안하다.

이건 블랙콤 정상에서 찍은 것

 

사실 나는 스노우보드는 2번 타봤지만 스키는 완전 처음이라 어제 호텔에서 레딧에 검색을 좀 해봤다. 초보자는 리프트(Fitsmmons Express)를 타고 3분의 1 지점으로 올라가서 초보자 코스인 Lower Olympic을 타고 내려오면서 감을 잡으라고 했다. 그래서 사실 휘슬러산 정상으로 올라가기전에 몸풀기삼아 시키는 대로 해봤다. 근데 초급자 코스가 중간에 갑자기 끊기고 중급자 코스로 바뀌어 버려서 레알로 죽는줄 알았다... 저는 비기너인데요;; 휘슬러의 초보자 코스는 어지간한 스키장의 중급자 코스 수준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진짜로 긴장했다. 이 때쯤 감기가 나은 것 같다.

 

휘슬러 블랙콤 리조트는 스키 슬로프가 따로 있는게 아니라 산 전체가 슬로프인 그런 느낌이다. 길이 여기저기 뻗어있어서 사람들도 자유롭게 가고싶은대로 움직인다. 오히려 벽을 쳐놔야 할 것 같은 절벽마저도 탁 트여있어서 가끔은 위험해 보이기도 한다. 스키나 보드를 어느정도 잘 타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천국이 따로 없을 것 같다.

 

나는 1시간정도 지나고나니 초급자 코스에서 어느정도 안정적으로 내려올 수 있게 됐다. 물론 브레이크 빡세게 잡으면서. 그래서 슬로프와 경치를 스릴과 함께 즐길 수 있었다. 광활한 풍경속에서 끝없이 이어진 내리막길을 미끄러져 내려가는 것은 마치 빠른속도로 하늘을 날고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내가 스키를 조금만 더 잘탔으면 헬멧에 폰을 묶어서 영상을 찍었을텐데 아쉽다. 휘슬러 산 정상에서 곤돌라 출발지까지 내려오는데에 무려 1시간이나 걸렸다. 내가 초보라서 그렇지 남들은 평균적으로 40분정도 걸리는 듯 하다. 풀코스를 두번만 타도 체력을 거의 소진하게 된다.

 

스키를 타다가 중간에 쉬기도 할 겸 peak 2 peak곤돌라도 탔다. 그라우스 산 등산도 해보고, 밴프에서 하이킹도 하면서 조망 뷰는 여러번 봤지만 공중에 뜬 곤돌라를 탑승해서 내려다 보는 뷰는 또 다른 느낌이였다.

 

여기서 탑승한다

 

휘슬러에서 블랙콤으로 왕복으로 다녀오니 대충 30~40분정도 걸렸다. 이 정도면 날아다녔으면 됐다. 이 peak 2 peak 곤돌라 티켓만 구매해도 10만원 이상인데 개인적인 느낌으로 그 정도 값어치는 아닌것 같다. 난 확실히 곤돌라보다는 하이킹이나 액티비티가 적성에 맞다.

 

경치도 즐기고 스키도 탔지만 역시 하루만에 충분히 놀기에 여기는 너무 크다. 최소 2박 3일(총 여행일수 말고 스키만 3일)은 놀아야 만족스러울 듯 하다. 왜냐면 휘슬러, 블랙콤을 합쳐 무려 200개 이상의 슬로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나처럼 생 초짜말고 적어도 한국 스키장 중급자 코스까지는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오면 더 좋을 것 같다. 나도 휘슬러 한번 와봤으니 더 이상 이런 럭셔리한 스키여행은 안갈거다... 진짜 잘타기 전까지는.

 

마지막으로 풀코스 한번 돌고 아래로 내려오니 오후 3시 20분쯤이였다. 후딱 장비를 반납하고 밴쿠버로 돌아오는 버스에 탑승, 버스는 오후 4시에 출발했다. 일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휘슬러를 빠져나가려는 차량이 너무 많아서 차가 심하게 막혔다. 휘슬러로 갈때보다 밴쿠버로 돌아올 때 1시간정도는 더 걸린 듯 하다. 이번에는 브리타니아 비치가 보이는 쪽에 앉았으나 비치가 나타날 때 쯤엔 이미 어두워지고 난 후였다.

 

집에 가는 길에 버스에서 낮에 있었던 일 하나가 생각났다. 초급자 코스에서 연습하다가 중급자 코스를 갑자기 만나 죽다 살아난 후에 벤치에 앉아 잠깐 쉬면서 따뜻한 물 한컵을 마시고 있었다. 그 때 어떤 아저씨가 찾아왔다. 휘슬러 리조트에 대한 설문조사같은걸 한다고 태블릿을 가지고 찾아왔다. 근데 설문조사치고는 언제왔냐, 몇박하냐, 뭐타고 왔냐 뭐 이런 쓸데없는 질문만 하다가 마지막에 10달러를 리워드로 줄테니 신용카드 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카드 번호를 왜 알려달라고 하는건지 수상쩍어서 10달러 필요없다고 가라고 했는데, 이거 뭔지 아시는분 있으면 좀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