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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프라하(23.10.11~23.10.21)

프라하 3일차 -바츨라프 광장(Václavské náměstí), 프라하 국립박물관(Národní Muzeum)

10/13 금

 

어제는 구시가지를 살짝 보고 왔으니 오늘은 신시가지를 가보기로 한다.

 

국립박물관 판테온에서 내려다 본 바츨라프 광장

 

구시가지에 비해 신시가지는 그 이름답게 주변에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많이 섞여 있었다. 프라하에서 가장 번화한 곳으로 젊은 사람들이 여기에 모인다. 좀 더 현대적이고 큰 건물들, 쇼핑몰과 호텔들이 보이고 그 중심에 바츨라프 광장(Václavské náměstí)프라하 국립박물관(Národní Muzeum)이 있다. 나는 쇼핑따위에는 별 관심이 없고, 박물관 가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국립박물관으로 바로 이동했다.

 

르네상스 풍 프라하 국립박물관건물
바츨라프 1세 기마상

 

바츨라프 광장의 중심, 국립박물관 앞에는 바츨라프 1세의 기마상이 있다. 바츨라프 1세는 이교도와 맞서 싸우며 보헤미아의 기독교를 수호해온 보헤미아 공작이다. 동생의 손에 순교한 후 성인으로 추대되었고, 신시가지 광장에 이름과 동상이 남아있다. 9월 28일은 이 사람을 기리기 위한 공휴일이라고 한다.

 

국립박물관 내부 홀

 

국립박물관의 내부는 대리석으로 되어있는데, 개인적으로 전시품보다 내부 홀을 비롯한 실내장식들이 더 감탄스러웠다. 마치 화려한 성을 보는 것 같다. 안 그래도 박물관 건물이 안팎으로 매우 화려하고 아름답다고 듣고 왔는데도 실제 눈으로 마주칠 때면 와-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전시품 다 꼼꼼히 보지않아도 건물 내부를 감상하는 것 만으로도 입장료 값어치는 충분히 하는 것 같다. 입장료가 280코루나(한화로 약 16,000원)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전시관은 체코의 역사, 전통 문화와 이 지역의 자연사, 이렇게 세 카테고리가 메인인데 한국어 가이드도 없이 역사와 문화를 보려니 뭔가를 얻어가기에는 한계가 있고, 글을 안 읽고 보기만 해도 재밌지는 않으며, 그나마 직관적인 건 자연사 전시관인데 자연사가 보고싶어서 이 곳을 방문한 것도 아니였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큰 감흥이 없었다. 한국어 가이드가 있었으면 재밌게 보고 왔을 텐데 아쉽다. 치사해서 영어를 빨리 마스터 해야ㅠㅠ..

 

하지만 전시품과 건물말고도 이 박물관에는 볼거리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옥상 돔에서 내려다본 도시 전경. 박물관이 저녁 6시에 닫기때문에 전시품을 보다말고 후다닥 옥상 전망대로 올라갔다. 3층에서 4층 가는길이 매우 헷갈리기 때문에 두리번거리고 있었는데, 주변에 있던 직원께서 친절하게 엘리베이터로 가는 길을 가르쳐 주셨다. 내 여행 사연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셔서 엘리베이터로 가는 동안 유쾌하게 대화를 나눴다. 이 분 술냄새가 났다.

 

아무튼 엘리베이터로 천장 판테온의 상부에 도착하고, 곧 전망대로 이동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돔 상부에 도착한다

 

나는 건축물 구경과 도시 전망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국립박물관이 마음에 든다. 도시 전망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른건 아니고 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구글맵으로 어떤 장소를 축척을 키웠다 줄였다하며 보면 재밌는 것과 비슷하다. 내가 서 있는 이 곳은 이 도시 어디에 위치한 부품인지, 이 도시는 세계지도의 어느 픽셀을 담당하는지, 그 픽셀을 확대하면 어떻게 생겼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여행하면서 얻을 수 있는 큰 재미이다.

 

30분정도 전망대에서 머물다가 내려오니 해가 져 있었다. 이 건물은 밤에 더 이쁘다.

 

국립박물관 앞 분수. 건물을 지키는 가디언 같다
바츨라프 1세 기마상

 

국립박물관 앞에는 또 하나의 역사적인 유물이 있다.

 

 

민주화 운동 '프라하의 봄' 당시 얀 팔라흐(Jan Palach)의 분신 시위를 기리기 위한 십자가이다. 담백하게 놓여있다.

 

이후 배가고파져서 KFC에서 후라이드치킨을 먹었다. 한국에서는 콜라같은 탄산음료를 별로 안좋아해서 거의 안먹었었는데 여기서는 콜라를 엄청 먹게 되는 것 같다. 갈증나고 느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