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튀르키예(24.01.26~24.02.22)

안탈리아 4일차 - 카라인 동굴(Karain Cave), 신시가지

SecretVodka 2025. 1. 9. 03:20

24/02/11 일

 

카라인 동굴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를 탄다. 1시간 정도를 이동하면 아주 작은 마을에 도착한다. 갑자기 외딴 마을에 버려진 느낌이 든다…

 

저 앞에 보이는 파란 간판이 편의점인데, 직원이 내 얼굴 보자마자 '안녕하세요'해서 깜짝 놀람

 

이제부터 동굴을 향해 황야와 논밭을 가로질러 1시간 반을 걷게 된다. 늘 하던 대로 구글 맵을 보며 길을 따라 걸었으나 길이 철조망으로 막혀있거나, 수풀로 덮여있어 몇 번이나 빙 돌아가는 순탄치 않은 여행을 했다. 사방 탁 트인 시야에 보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아무래도 이 길을 걸어서 이동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나보다.

 

ㄷㄷ
구글맵 따라 왔는데 막혀있다
한참 길을 따라 걷다가 공동 묘지를 지나치게 됐다.
양떼 목장

 

이미 오후 3시가 다 된 시각. 겨우 도착했다. 100리라(한화 약 4,800원)라는 나름 저렴한 가격을 지불하고 들어간다. 꽤 가파른 계단을 좀 올라가면 네안데르탈인의 거주지였다는 그 동굴이 나온다.

 

 

여기는 구석기 시대부터 다양한 시대의 유적들이 줄줄이 나오는 고고학적 가치가 높은 곳이라고 한다. 동굴의 웅장함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아쉽게도 보존을 위해 깊이 들어갈 수 없고, 한 바퀴 돌아보는데 20분도 채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 단양 고수동굴이 더 볼게 많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는 코스가 깊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과하고 카라인 동굴 여행은 굉장히 좋은 기억으로 남았는데, 방문하는 길의 어려움과 그 과정에서 보아왔던 좋은 경치,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얻었던 경험, 그 결과 얻어낸 여행의 다채로움 덕분일 것이다.

 

동굴에서 내려다보는 주변 농촌 경치가 아주 괜찮다
시골길에서 만난 염소치기 아재

 

구경 다 했으니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간다. 길을 알고있으니 소모시간이 올 때의 반도 안걸린 것 같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해서 버스를 기다린다. 배차시간이 워낙 넓어서 40분이나 기다렸다. 구글맵을 마냥 믿을 수가 없기 때문에 대중교통 기다릴때마다 긴장하게 되는 것 같다. 혹시 오늘 집에 못돌아 가는건 아닐까? 사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도착시간이 틀린 경우는 있어도 버스가 아예 안 오는 경우는 없었기 때문에 좀 덜더 마음을 놓아도 되었다. 어쨌든 다시 1시간에 걸쳐 도심으로 돌아왔다.

 

숙소 주변 오래된 식장에서 치킨 스프와 만티라는 전통음식을 먹었다.

 

치킨스프
만티

 

만티는 중국에서의 만두가 중앙아시아를 건너 여기까지 오며 변형된 음식인데, 비주얼이 낯설면서도 익숙해서 신기한 느낌이다. 하나하나의 크기가 손톱만하게 작고, 안에 고기 등의 소가 없는 순수 밀가루 덩어리이다. 이것을 육수에서 수제비처럼 익힌 것 같다. 육수 맛이 나긴 하는데 막상 씹으니 밀가루 맛이 너무 많이나서 내 스타일은 아니였음. 반면 이 집 치킨 스프는 진짜 맛있다. 앞으로 자주올 것 같다.

 

저녁을 먹고 신시가지를 산책했다. 어느나라나 신시가지가 그렇듯 사람은 많고 가게나 상점도 많으나 딱히 볼건 없다. 한 바퀴 슥 돌아보고 안탈리아의 랜드마크인 시계탑과 하드리아누스의 문까지 딱 구경하고 돌아왔다.

 

여기도 누워있는 킥보드가 많네...
1번 랜드마크 시계탑
2번 랜드마크 하드리아누스 문
아타튀르크 동상